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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마비, '이 증상' 놓치면 빠르게 진행된다 [황수경의 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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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 안면마비
| 순목반사검사 등의 검사 방법 통해 정확히 진단해야
| 윤병남 원장 "벨 마비 진단 시 바로 스테로이드 약을 적극적으로 써야"

[내레이션: 황수경 아나운서]

지난해 안면마비로 진료받은 환자는 약 10만 명. 입이 돌아가고 눈이 잘 감기지 않는 것이 안면마비의 주 증상인데요.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원래 얼굴로 돌아가기 힘들 수 있어서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 질환입니다.

귀 뒤쪽의 불편감, 눈물이 많이 고이는 증상, 또 양치질하는데 침이 새는 것, 얼굴에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것 등이 안면마비의 전조증상인데요. 사실 이러한 신호들은 그다지 뚜렷하지 않은 데다가 증상이 나타난 뒤 2~3일 내로 마비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의심 증세를 미리 알아두고, 평소 얼굴의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안면마비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은 벨마비입니다. '찰스 벨'이라는 영국 의사의 이름에서 따온 명칭이죠. 얼굴 마비 증상은 대개 뇌졸중이나 대상포진 바이러스 또 염증이나 감염 등으로 안면 신경이 손상되면서 나타나는데요. 벨마비는 이러한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를 말합니다.

벨마비를 진단하는 검사는 순목반사검사인데요. 얼굴 근육을 움직이는 뇌신경, 즉 안면신경과 감각을 담당하는 뇌신경인 삼차신경의 기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검사법입니다. 육안으로 잘 확인되지 않는 초기 안면마비를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안면신경의 손상 정도와 회복 수준까지 파악할 수 있어서 널리 활용되고 있죠. 검사 시간은 10분 내외이고요. 근전도실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신경과에서 검사받을 수 있습니다.

순목반사검사에서 벨마비를 진단받았다면 약물치료를 진행하는데요. 가장 우선적으로 하는 것은 스테로이드 약을 복용하는 것입니다. 벨마비의 경우 명확한 원인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안면 신경에 염증이 생겨서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 주된 의견입니다. 그에 맞게 염증을 신속히 줄일 수 있는 스테로이드를 쓰는 것이죠.

스테로이드 약은 대개 하루 10~12알 정도 복용하길 권해드리고요. 환자의 체중에 따라 복용량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스테로이드를 먹어야 한다는 말에 고민하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실제로, 일부 환자들은 하루 2~3알 정도만 복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애매한 수준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으니, 담당 의사의 처방에 따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스테로이드와 더불어 항바이러스제도 벨마비 치료에 사용됩니다. 단순포진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여겨지는 사례에서 일주일 정도 투여하고요. 그밖에 고압 산소 요법, 눌린 신경을 펴주는 감압술 등 물리치료나 민간요법을 시도하는 사례도 있는데요. 아직까지는 스테로이드제를 적절히, 빠르게 투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으로 평가받습니다.

치료 후 증상이 재발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연구에 따르면 벨마비의 재발률은 2~12% 정도이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히려 평소보다 무리하거나 잠을 제대로 못 잤을 때 벨마비가 나타나는 경우들이 있죠. 따라서, 재발을 염려하기보다는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벨마비는 후유증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편입니다. 치료 후 회복되기까지 빠르면 2주에서 한두 달 정도 6개월가량 지나면 환자의 90% 이상이 완전하게 회복됩니다. 사실 후유증 여부는 초기 치료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빨리 발견하고, 급성기 약물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요. 치료 이후에는 신경이 잘 회복되도록 충분히 쉬고, 잘 먹어야 합니다.

도움말 = 윤병남 원장 (서울모두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